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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설교

겸손과 정결, 주님 앞에 서는 길 (레 16:1~5)

by 말씀고 2025. 4. 14.

겸손과 정결, 주님 앞에 서는 길

레위기 16:1~5

 

요약
속죄일에 대제사장이 화려한 예복 대신 흰 세마포 옷을 입고 하나님 앞에 나아간 것은, 겸손과 정결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에 의지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이는 장차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겸손과 희생을 예표하며, 우리의 구원도 오직 그리스도로 옷입는 삶을 통해 완성됨을 강조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매일 교만과 옛 사람을 벗고, 그리스도의 온유함과 정결함으로 다시 옷입는 삶을 결단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지금 고난주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앞에 다시 서며, 그 깊은 사랑과 은혜를 마음에 새기는 시간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말씀은 레위기 16장, 속죄일에 관한 말씀입니다.
레위기의 한가운데, 그리고 모세오경 전체의 중심에 자리한 이 속죄일의 제사는 단지 이스라엘 백성의 제의 중 하나가 아니라, 하나님의 구속의 계획을 미리 보여주는 은혜의 그림자입니다.
하나님은 이 날, 대제사장을 통해 백성의 죄를 대속하시고, 회막과 지성소를 정결하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 제사가 시작되기 전에, 대제사장이 반드시 준비해야 할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속죄를 위해 드릴 희생제물을 준비하는 일입니다.
둘째는 평소 그가 입던 화려한 대제사장복을 벗고, 흰 세마포 옷과 관으로 갈아입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물로 몸을 씻어야 했습니다.
철저히 낮추고 정결케 된 모습으로 하나님 앞에 서야 했던 것이죠.
이 준비는 단지 제의의 절차가 아닙니다.
그 자체로 하나의 메시지이며, 복음의 예표입니다.
오늘 우리는 그 준비의 의미를 하나하나 따라가며, 속죄일에 담긴 하나님의 마음, 그리고 십자가에서 완성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함께 묵상하고자 합니다.
이 시간이 여러분의 영혼을 정결케 하는 은혜의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1. 거룩한 세마포 옷은 겸손을 상징합니다.

 
속죄일, 그 거룩한 날...
대제사장은 평소에 입던 화려한 예복을 벗습니다.
에봇도, 청색 겉옷도, 금으로 수놓은 판결 흉패도 벗고, 흰 세마포 옷을 입습니다.
그리고 물로 몸을 씻고, 하나님 앞에 나아갑니다.
그 장면을 떠올려 보십시오.
이스라엘의 영적 지도자요, 가장 존귀한 직분을 맡은 자가 모든 위엄을 내려놓고, 가장 소박한 옷을 입고 지성소로 들어갑니다.
왜일까요?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속죄는 인간의 권위나 지위, 업적이 아닌 철저한 하나님의 은혜로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 모습은 장차 오실 참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본체이셨으나, 자기를 비우시고 종의 형체를 입으셔서, 사람과 같이 되셨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에까지 복종하심으로,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지셨습니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빌립보서 2:5~8)
 
구약에서도 하나님은 늘 말씀하셨습니다.
솔로몬 성전을 완공한 날,
하나님은 밤에 그에게 나타나셔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백성이 그들의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사하고 그들의 땅을 고치리라." (역대하 7:14)
하나님은 어떤 자를 가까이하십니까?
스스로 낮추는 자입니다.
대제사장도 자신의 죄를 속죄받기 위해서는 겸손의 옷, 곧 흰 세마포 옷을 입어야만 했습니다.
 
신약도 동일하게 말합니다. 야고보는 말합니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 (약 4:6)
베드로도 덧붙입니다.
"서로 겸손으로 허리를 동이라...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대적하시되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시느니라." (벧전 5:5)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죠.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게 배우라..." (마태복음 11:29)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요한계시록을 보면, 흰 세마포 옷을 입은 이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누구입니까?
구원받은 성도들이며, 그 옷은 성도들의 옳은 행실이라 말씀합니다.
그 옳은 행실이란 무엇입니까?
겸손의 행실입니다.
 
빌립보서 2장에 그 겸손의 구체적인 모습을 소개합니다.
같은 마음을 품고,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않고,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며,
자신의 일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일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
이것이 그리스도를 닮은 겸손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혹시 마음 깊은 곳에 스스로 높아진 모습은 없습니까?
혹시 신앙 생활 속에 화려한 외형만 있고, 겸손히 자신을 낮추는 속마음은 잊고 살지는 않았습니까?
속죄일의 대제사장처럼, 우리도 매일의 삶에서 겸손의 세마포 옷을 입고 주님 앞에 서야 합니다.
주님은 지금도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스스로 낮추고, 내 얼굴을 구하라... 그러면 내가 너의 죄를 사하고 너의 땅을 고치리라."
오늘 하루도, 겸손히 주님을 바라보며 그분 앞에 정결한 마음으로 나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2. 거룩한 세마포 옷은 정결을 의미합니다.

 
대제사장이 지성소에 들어가기 위해 반드시 입어야 했던 옷, 그것은 화려한 예복이 아니라, 흰 세마포 옷이었습니다.
왜 흰 옷일까요?
성경은 이 흰 세마포가 정결함을 상징한다고 말씀합니다.
하나님 앞에서는 거룩하고 깨끗한 자만이 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편 기자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여호와의 산에 오를 자가 누구며 그의 거룩한 곳에 설 자가 누구인가?"
"곧 손이 깨끗하며, 마음이 청결한 자로다." (시편 24:3-4)
예수님도 말씀하셨죠.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 (마태복음 5:8)
 
그렇다면 우리는 질문해야 합니다.
누가 정결합니까?
누가 그 거룩한 곳에 설 수 있습니까?
사실 대제사장조차도 완전한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죄를 먼저 속죄하지 않으면 지성소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참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죄가 없으신 분이십니다.
히브리서는 이렇게 선포합니다: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로되 죄는 없으시니라." (히브리서 4:15)
 
그리고 사도 바울은 다음과 같이 고백합니다.
"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이를 우리를 대신하여 죄로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 (고린도후서 5:21)
그렇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의로 하나님 앞에 설 수 없습니다.
다만, 예수 그리스도의 의로 옷입어야 하나님 앞에 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갈라디아서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와 합하기 위하여 세례를 받은 자는 그리스도로 옷 입었느니라." (갈라디아서 3:27)
또 로마서에서는 이렇게 권면합니다.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 (로마서 13:14)
 
예수 그리스도로 옷입는다는 것은 단지 외적인 고백만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와 연합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바울은 로마서 6장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그의 죽으심과 합하여 세례를 받음으로...그와 함께 장사되었나니...우리로 또한 새 생명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함이라." (로마서 6:3~4)
예수와 함께 죽고, 예수와 함께 다시 사는 것. 그것이 바로 정결함의 본질입니다.
죄의 권세 아래 있던 옛 사람을 십자가에 못박고, 이제는 다시는 죄의 종노릇하지 않는 것, 그것이 예수로 옷입은 자의 모습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우리는 과연 어떤 옷을 입고 하나님 앞에 서고 있습니까?
우리의 선행이나 종교적 열심, 세상의 의는 하나님 앞에 서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로 옷입기를 원하십니다.
그분의 십자가를 덧입고, 그분의 죽음과 부활에 연합하여, 정결한 삶으로 주님 앞에 나아오기를 원하십니다.
혹시 지금 마음속에 정결을 잃은 영역이 있으십니까?
감추어진 죄가, 식어진 믿음이, 흐릿해진 헌신이 있으십니까?
오늘 주님 앞에 그것을 내려놓고, 다시 예수 그리스도의 옷으로 갈아입는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정결은 외적인 모습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한 삶입니다.
그분 안에 거할 때,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 앞에 담대히 설 수 있습니다.
 

결론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오늘 속죄일의 예식을 함께 묵상했습니다.
대제사장이 지성소에 들어가기 위해 입었던 흰 세마포 옷...
그 옷은 단지 의식의 복장이 아니었습니다.
그 옷은 겸손이었고, 그 옷은 정결이었습니다.
그 옷은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합니다.
하늘의 영광을 버리시고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 죄 없으신 그분께서, 우리를 위해 자신을 낮추시고 우리를 대신하여 속죄의 제물이 되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지금 어떤 옷을 입고 있는가?"
내가 입고 있는 옷이 여전히 옛 사람의 옷, 교만의 옷, 세상의 더러움이라면 우리는 다시 그리스도로 옷입어야 합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와 합하기 위하여 세례를 받은 자는 그리스도로 옷입었느니라." (갈 3:27)
 
사랑하는 여러분,
혹시 마음이 메말라 있다면, 다시 그리스도로 옷입읍시다.
기도가 식어 있다면, 다시 겸손히 무릎 꿇읍시다.
죄에 묶여 있다면, 다시 주님의 은혜를 붙잡읍시다.
하나님은 지금도 그분의 거룩한 산으로 오를 자를 찾고 계십니다.
겸손히, 정결히, 주 앞에 서기를 사모하는 사람을 찾고 계십니다.
오늘 이 말씀 앞에서, 우리가 다시 주님 앞에 조용히 고백했으면 합니다.
"주님, 제 옷을 벗습니다. 이제는, 주님으로 옷입기 원합니다. 교만의 옷, 세상의 옷, 내 자아의 옷을 벗고, 그리스도의 온유함과 정결함을 입게 하소서."
그 고백이 있는 곳에, 하늘 문은 열릴 것입니다.
은혜의 불은 임할 것입니다.
속죄의 능력은 우리의 삶 가운데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주님은 기다리십니다. 겸손히, 정결히, 그분으로 옷입기를 결단하는 사람들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