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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설교

하늘과 땅이 만나는 자리 (창세기 28:10-22)

by 말씀고 2025. 1. 27.

하늘과 땅이 만나는 자리

창세기 28:10-22

여러분,
우리 모두는 하늘과 땅 사이에서 살아갑니다.
하늘은 하나님이 계신 영적인 공간이고, 땅은 우리가 발붙이고 살아가는 현실적인 공간이죠.(전도서 5:2)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죄로 인해 하나님과의 교제가 단절되었다는 겁니다.
하나님이 계신 곳에서 멀리 떠나, 그분의 임재를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게 죄인의 현실입니다.
그래서 악인은 이렇게 생각하죠. "하나님은 없다."
성경에도 두 번이나 반복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어리석은 자는 그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도다." (시편 14:1, 53:1)
 
오늘 본문에 나오는 야곱의 모습은 전형적인 죄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는 자신의 형 에서를 속이고, 아버지 이삭까지 기만하며 장자의 축복을 빼앗습니다.
그야말로 간교한 뱀 같은 행동입니다.
결국, 그는 가정을 떠나 쫓겨나듯 하란으로 가는 길에 오릅니다.
야곱의 그 외로운 모습은, 죄로 인해 에덴에서 쫓겨났던 아담과 하와의 모습과도 닮아 있습니다.
그는 마치 하나님이 계시지 않은 듯 살아가는 전형적인 죄인의 삶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런 야곱에게 전환점이 찾아옵니다.
그는 한밤중에 꿈을 꾸고 이렇게 외칩니다.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
 
여러분,
이 고백은 이전까지 야곱이 하나님이 계시지 않다고 믿으며 살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무엇이 야곱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임재를 깨닫게 했을까요?

야곱을 찾아오신 은혜의 하나님


여러분,
야곱은 지금 ‘브엘세바’를 떠나 하란으로 가고 있습니다.
‘브엘세바’는 단순한 지명이 아닙니다.
이곳은 아브라함이 블레셋 왕 아비멜렉과 평화의 조약을 맺었던 장소입니다.
이삭도 같은 자리에서 조약을 맺었죠.
브엘세바는 "일곱 우물" 또는 "맹세의 우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하나님께서 조상들과 평화와 축복의 약속을 나누신 장소입니다.
이곳은 에덴을 떠올리게 합니다.
물이 솟아나는 우물이 있고, 함께 잔치를 벌이며 먹고 마셨던 곳, 하나님의 임재와 평화가 가득한 자리였죠.
그런데 야곱은 지금 그 브엘세바를 떠나, 황량한 광야길을 걸으며 하란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는 형을 속이고, 아버지를 기만하며 집안의 축복을 가로챘습니다.
그 결과, 따뜻했던 가정을 떠나야 했고, 이제는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죠.
그의 인생이 얼마나 뒤틀리고 고단했는지를 오늘 본문은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야곱이 도착한 곳은 "루스"라는 지명입니다.
루스는 히브리어로 "아몬드나무"를 뜻하지만, 그 어원을 보면 "구부러진" 또는 "뒤틀어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루스라는 이름은 지금의 야곱을 그대로 묘사하는 것 같습니다.
삶이 엉켜버리고, 방향을 잃은 야곱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습니까?
우리는 이곳에서 야곱이 삶의 밑바닥을 경험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바로 그 루스에서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찾아오십니다.
야곱이 밤에 잠이 들었을 때, 그는 놀라운 꿈을 꾸게 됩니다.
하늘과 땅이 사다리(계단)로 연결되어 있고, 그 위로 천사들이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마치 에덴동산의 모습을 보는 듯한 장면입니다.
본래 하나님이 계신 하늘과 사람이 사는 땅은 하나였습니다.
에덴동산에서 하나님은 사람과 함께 거하셨죠.
그러나 죄가 들어오면서 인간은 에덴에서 쫓겨났고, 그 이후 하늘과 땅은 분리됩니다.
인류는 이후에 계속해서 자기의 힘과 능력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려고 합니다.
바벨탑을 쌓아 하늘에 닿으려 했던 것처럼 말이죠.
 
여러분,
메소포타미아의 ‘지구라트’를 보면 계단 형식으로 만들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계단을 통해 하나님께 다다를 수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모든 노력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우리의 힘으로는 하나님께 나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야곱은 바벨탑 사건과는 정반대의 꿈을 꿉니다.
이번에는 하늘에서 사다리(계단)가 내려옵니다.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늘문을 여시고 내려오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다리(계단)가 바로 야곱이 있는 ‘루스’에 닿아 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하나님께서 죄로 뒤틀리고 고단한 인생을 살고 있는 야곱을 찾아오셨다는 것입니다.
야곱이 하나님을 찾아간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야곱을 찾아오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야곱에게 축복을 약속하십니다.
"내가 너와 함께 하겠다. 네 자손이 땅의 티끌같이 많아질 것이다.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고, 내가 약속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않겠다." (창 28:13-15)
이것이 은혜입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죄인을 찾아오시는 은혜의 하나님이십니다.
 
여러분,
이 장면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줍니까?
우리가 어떤 상황에 있든, 얼마나 삶이 뒤틀리고 엉켜 있든, 하나님께서 먼저 우리를 찾아오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와 함께 하겠다."
이것이 우리가 믿는 은혜의 하나님입니다.

우리를 찾아오신 은혜의 예수님


여러분,
야곱의 이야기는 단지 고대의 한 사건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를 찾아오신 예수님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요한복음 1장에 보면 예수님께서 나다나엘을 부르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예수님은 나다나엘이 다가오는 것을 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시죠.
"보라 이는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라. 그 속에 간사한 것이 없도다."(요 1:47)
이 말씀을 깊이 묵상해 보면 야곱과의 연결고리가 보입니다.
야곱의 다른 이름은 "이스라엘"입니다.(창세기 32:28) 즉, 예수님은 나다나엘을 보며 마치 "참으로 야곱이라"라고 하신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죠. 야곱은 간사한 사람이었고, 죄로 인해 뒤틀린 인생을 살았던 인물입니다.
그러나 나다나엘에게는 "그 속에 간사한 것이 없도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시편 32편을 떠올리게 합니다.
다윗은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마음에 간사함이 없고, 여호와께 정죄를 당하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시편 32:2)
 
야곱은 간사한 죄인이지만, 하나님께서 그를 찾아오십니다.
그리고 그를 정죄하지 않으십니다.
대신 그를 용서하시고 축복하시죠.
"네 자손이 땅의 티끌같이 되어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는 약속은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주셨던 동일한 약속입니다.
하나님은 은혜로 야곱을 찾아오시고, 그를 통해 복을 전하는 통로로 삼으십니다.
이 놀라운 이야기는 예수님께서 나다나엘에게 하신 말씀에서 절정을 이루게 됩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사자들이 인자 위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보리라."(요 1:51)
이는 바로 야곱이 꾼 꿈, 하늘과 땅을 잇는 사다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사다리가 무엇인지 명확히 밝혀집니다.
바로 예수님 자신이 하늘과 땅을 잇는 유일한 다리, 유일한 길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단지 하늘의 하나님이 아니십니다.
야곱을 찾아오셨던 그 하나님이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십니다.
정죄하지 않고 죄를 용서하시기 위해, 죄인을 찾아오십니다.
시편 32편의 복된 사람은 더 이상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예수님 안에서 우리는 정죄받지 않고 용서받는 은혜를 누릴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예수님은 우리가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되십니다.
요한복음 14장 6절에서 예수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여러분,
야곱은 자신의 힘으로 하나님께 나아갈 수 없었습니다.
바벨탑을 쌓던 인간의 모든 노력도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직접 찾아오십니다.
그리고 이제는 예수님을 통해 우리가 하나님께로 갈 수 있게 됩니다.
예수님이 바로 하늘과 땅을 잇는 다리입니다.

결론: 은혜로 열린 하늘문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우리는 야곱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보았습니다.
죄로 인해 뒤틀린 인생을 살던 야곱을 찾아오셔서, 그를 정죄하지 않으시고 축복하셨던 은혜의 하나님.
그리고 그 하나님은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예수님 안에서 완전히 드러났습니다.
야곱이 본 하늘과 땅을 잇는 사다리는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우리의 노력으로는 하나님께 다가갈 수 없습니다.
바벨탑처럼, 우리의 시도는 실패할 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직접 우리에게 찾아오십니다.
하늘문을 여시고, 예수님을 통해 우리를 아버지께로 인도하고 계십니다.
오늘 우리가 믿고 붙잡아야 할 진리는 이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찾아오시는 은혜의 하나님이십니다.
우리의 삶이 얼마나 구부러지고 뒤틀려 있든지, 예수님은 우리를 정죄하지 않으십니다.
우리를 용서하시고, 하늘의 축복을 허락하십니다.
여러분,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이제 우리의 역할은 이 은혜의 길을 붙잡고, 예수님 안에서 하늘의 축복을 누리는 것입니다.
야곱에게 열렸던 하늘문은 오늘 우리에게도 열려 있습니다.
예수님을 통해 그 문을 통과하시겠습니까?
오늘 이 은혜의 초대를 받아들이시길 축복합니다. 아멘.